월드컵 이전에 언론의 히딩크에 대한 비판기사

[조선일보] 2001-02-15 (스포츠) 뉴스 29면 45판 1109자
두바이 4개국 대회 / ‘히딩크 축구’ 유럽벽엔 아직…
히딩크 감독의 새 전술도 체격과 힘에서 우위를 보인 유럽 축구 앞에선 통하지 않았다.
한국축구대표팀이 두바이 4개국 친선축구대회 마지막 경기에서 복병 덴마크에 패했다.
15일 오전(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알 마크툼 경기장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한국은 시종 주도권을 잡고도 골 결정력 부족의 한계를 보이며 0대2로 무릎을 꿇었다.

[조선일보] 2001-04-21 (오피니언/인물) 칼럼.논단 06면 45판 1683자
[논단] ‘히딩크 월드컵’인가
그렇지만 ‘월드컵 16강 진출’이 우리의 지상목표이고 월드컵과 관련된 모든 논의의 중심에 히딩크가 있는 현실은 아무리 생각해도 (사실은 생각할 것도 없이) 비정상이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히딩크가 아무리 ‘용가리 통뼈’라고 해도 우리나라가 월드컵 16강에 진출할 확률은 30%도 안될 것이다. 영화 ‘디어 헌터’에 나오는 러시안 룰렛 게임도 한번 방아쇠를 당길 때 살 수 있는 확률은 6분의 5이다.
그런데 우리는 왜 30%도 되지 않는 확률에 목숨을 거는가.
2002년이 무슨 축구의 종말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조선일보] 2001-06-13 (스포츠) 칼럼.논단 34면 45판 1378자
히딩크 감독이 또 다시 50여일의 휴가를 떠났다.
여기저기서 앓는 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유감스럽다.
히딩크는 지난 1월 중순 부임 이후 3월에는 수술을 겸한 휴가를 한 달 정도 가졌다.
그리고 4월에 또 한 차례 1주일 정도 한국을 떠났다가, 이제 또 다시 50여일의 휴가를 떠나는 것이다.
물론 큰 시합을 치르고 난 뒤의 휴가는 모두가 원하는 것이다.
또 꼭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 그와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볼 때, 유럽의 문화를 누구보다 잘 아는 나로서도 50여일의 긴 공백은 쉽게 이해가 되질 않는다.

[조선일보] 2001-06-20 (스포츠) 기획.연재 34면 45판 1082자
[옥대환기자의 월드컵리포트] 새 얼굴 없는 한국축구
한국 축구는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
황선홍(33) 김도훈(31) 최용수(28) 하석주(33) 유상철(30) 홍명보(32) 김태영(31) 이민성(28) 최성용(26)….컨페더레이션스컵 한국대표팀은 3년 전 월드컵 멤버들이 주축을 이뤘다.
이번 대표팀에서 확실하게 주전을 꿰찬 새 얼굴은 설기현(22) 정도.
히딩크 감독은 2002 월드컵도 이런 선수구성으로 갈 것 같다.
그러나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98 월드컵은 한국축구와 세계축구의 수준차를 절감케 한 대회였다.
공격수들은 네덜란드, 멕시코 등 상대 수비수들 앞에 무력했고, 한국 수비진은 베르캄프와 에르난데스 등의 현란한 개인기와 스피드에 여지없이 무너졌다.
그나마 고종수(24)와 이동국(22)의 ‘반짝 활약’에 기대를 걸면서 “2002 월드컵은 새 얼굴들로 해보자”고 당시 한국 축구관계자들은 서로를 위로했다.
그후 적지 않은 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변화가 없다.
컨페드컵은 4강 진출에 실패했으나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내용면에서는 ‘실패의 반복’에 불과했다.
한국은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98 월드컵 네덜란드전의 악몽을 되풀이했다.

[조선일보] 2001-08-17 (스포츠) 기획.연재 34면 45판 1131자
“히딩크 한국축구에 열정 없다”체코전 0대5 참패…국내전문가 긴급진단
“히딩크 감독은 한국 축구에 대한 열정이 없는 것 같다.생각부터 바꿔야 한다.”(안양 LG 조광래 감독) “감독이 한국 선수를 모르는 데 외국 팀을 어떻게 이기겠느냐.감독 선정이 잘못됐다.”(수원 삼성 김호 감독)
한국 축구대표팀은 16일 오전 체코 브루노 드루노비체경기장에서 열린 체코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0대5로 참패했다.
한국은 전반에는 그런대로 엇비슷하게 싸우며 한골을 내줬지만 후반 20분 이후 속수무책으로 4골을 내주며 프랑스와의 컨페드컵 개막전 악몽을 되풀이했다.
히딩크 감독은 경기 후 “전술적으로 좋은 경험을 해 만족하므로 패배에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의 경기력 체크와 내달 2일 독일―잉글랜드전 참관을 이유로 귀국을 2주 늦췄다.
그러나 이날 경기를 지켜본 국내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이 팀을 월드컵까지 끌고 간다는 것은 무리”라고 비관적인 평가를 내렸다.
부산 아이콘스의 김호곤 감독은 “국내 가용자원은 뻔한데 언제까지 이렇게 선수 테스트만 하면서 시간을 보낼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김호 감독은 “대표팀이 겪고 있는 잇단 실패는 히딩크 감독이 선수들의 실력이나 수준에 맞는 전술을 구사하기보다 자기의 전술에 선수들을 맞추려는 데서 생기는 불협화음”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대표팀의 이날 참패의 원인은 수비 조직력 문제.
울산 현대의 김정남 감독은 “경기가 종반으로 갈수록 미드필드진과 포백, 공격과 미드필드진의 간격이 벌어졌다”며 “히딩크 감독은 경기만 할 게 아니라 일단 많은 훈련을 쌓은 뒤 실전을 통해 경기력을 발전시키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김호곤 감독은 “포백 수비의 핵심인 커버플레이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미드필드진의 수비전환이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
컨페드컵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다섯골이나 허용하면서도 한골도 만회하지 못하는 빈약한 공격력도 도마 위에 올랐다.
조광래 감독은 “좋은 공격은 강한 수비에서 나온다”는 축구 격언을 언급하며 “선수의 특출한 능력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공격에 비해 수비 조직력 강화는 짧은 시간에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누구보다 감독이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히딩크는 틈만 나면 유럽에 가려고 하니 언제 훈련시킬 시간이 있겠느냐는 게 그의 지적이다.

[조선일보] 2001-08-22 (특집) 기획.연재 09면 45판 3360자
韓·日축구 ‘외국인감독 영입’ 중간 손익계산서
*‘히딩크 8개월’ 적자… ‘트루시에 3년’ 흑자
거스 히딩크(55·네덜란드)와 필리페 트루시에(46·프랑스).
2002 월드컵 공동개최국 한국과 일본은 공교롭게도 나란히 외국 감독에게 축구대표팀을 맡기고 있다.
그러나 두 나라 축구대표팀은 영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트루시에의 일본축구가 아시안컵 우승, 컨페드컵 준우승, 기린컵 국제대회 우승, 아시아·오세아니아 챌린지컵 우승 등으로 욱일승천하고 있는 반면, 히딩크의 한국축구는 이집트 4개국 대회 우승이 유일한 자랑거리일 만큼 초라하다.
대표팀 간의 경기성적도 일본의 트루시에는 18승10무8패, 한국의 히딩크는 6승2무4패로 히딩크가 크게 열세이다.
히딩크의 4패는 모두 유럽 팀들에 당한 것이다.
특히 프랑스와 체코전에서는 잇따라 5골차로 패해 축구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다.
지도자로서의 경험과 능력은 한 수 위로 평가받는 히딩크가 왜 트루시에만큼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을까?
◆히딩크와 트루시에=히딩크는 유럽축구의 엘리트 코스를 밟다 지도자 생활의 황혼기에 접어들었지만, 트루시에는 초라한 경력을 딛고 노력 하나로 전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히딩크는 98프랑스월드컵에서 네덜란드대표팀 감독으로 4강에 올랐고, “가장 독창적인 전술을 구사하는 팀”이란 찬사를 받았다.
네덜란드 1부리그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히딩크는 네덜란드의 명문 PSV 아인트호벤(86~90년)을 이끌며 유럽 최고권위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했고, 세계프로축구의 중심지인 스페인에서도 오랫동안 활약했다.
히딩크는 올 1월 한국대표팀 감독에 취임했다.
프랑스 2부리그에서 보잘것없는 선수생활을 했던 트루시에는 89년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의 클럽팀을 시작으로 검은 대륙에서 지도자 생활의 대부분을 보냈다.
독특한 전술과 선수 지도로 ‘하얀 마법사’라는 애칭을 얻은 트루시에는 98년엔 남아공대표팀 감독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았고, 98년 9월 일본대표팀 감독으로 아시아 땅을 밟았다.
◆뿌린 대로 거둘 수만 있다면=히딩크는 역대 어느 한국 대표팀 감독과도 비교할 수 없는 초특급 대우를 받고 있다.
연봉은 100만달러(약 12억8000만원)로 추정되고, 16강 이상의 성적을 올릴 경우엔 성과급이 주어진다.
1박에 43만원인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의 레지덴셜 스위트룸과 기사가 딸린 최신형 그랜저 XG 승용차도 제공됐다.
연간 4차례의 해외왕복 항공료(비즈니스클래스 기준)도 축구협회가 부담한다.
한 카드회사의 CF광고 출연으로 받은 거액의 모델료까지 포함하면, 히딩크는 한국 축구의 염원인 월드컵 16강을 담보로 엄청난 부와 명예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트루시에도 히딩크에는 못 미치지만 특급대우를 받고 있다.
연봉 1억엔(약 11억6800만원)과 도쿄 시부야구의 고급 맨션에 기사가 딸린 고급 승용차를 제공받고 있다.
후지TV와 별도의 계약을 맺어 수천만엔의 부수입도 올리고 있다.
◆현장주의와 위임형의 차이=히딩크는 올 1월 한국에 왔고, 트루시에는 일본 감독으로 만 3년을 채웠다.
따라서 히딩크로서는 하루가 아쉬울 법도 한데 틈만 나면 휴가나 부상치료를 이유로 유럽으로 떠난다.
반대로 이젠 여유가 생긴 트루시에는 일본축구 연구에 연일 골몰하고 있다.
트루시에는 3년째 J리그 1·2부 경기를 포함, 고교선수권까지 직접 현장에서 보며 선수를 발굴하고 있다.
때론 휴가기간을 이용해 외국팀들의 동향을 파악하기도 한다.
히딩크는 프로축구 정규리그가 막 시작하려던 시기에 네덜란드로 장기 휴가를 떠났다.
두 감독을 최고 경영자에 비유한다면 히딩크는 카리스마형이고, 트루시에는 철저한 현장 확인형이다.
히딩크는 유럽에서 감독생활을 하던 시절에도 독창성은 인정받았지만 부지런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트루시에는 일본선수들과 함께 뛰며 ‘붉은 악마(적귀)’란 소리를 들을 정도로 극성이다.
이런 차이는 한국과 일본대표팀의 전술 차이로 이어진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형 전술’을 개발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고 있는 반면, 트루시에는 독특한 일본형 수비 전술을 개발해 성적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민학수기자 haksoo@chosun.com

■패배할 때마다 말바꾸는 히딩크
“월드컵까지 시간은 충분하다.최대한 빨리 한국축구를 파악해 2001년 말이나 2002년 초까지 팀을 안정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 히딩크 감독은 작년 12월 18일 한국축구협회와 정식계약을 체결한 뒤 자신감 넘친 표정으로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1월 홍콩 칼스버그컵 노르웨이와의 데뷔전에서 2대3으로 패한 뒤 “팀이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조직력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머지않아 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컨페더레이션스컵 개막전 상대로 프랑스가 확정된 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겠다”고 장담했던 그는 5월 30일 프랑스에 0대5로 대패하자 “아시아 축구와 유럽 최강 간에는 엄연한 차이가 존재한다”고 말을 바꾸었다.
8월 16일 체코에 또 다시 0대5로 참패하자 “우리 선수들은 정신적으로 더 강해져야 한다.
양팀 선수들의 몸값을 비교하면 우리는 부끄러운 수준이지만 유럽축구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라고 말했다.
/이택진기자 tjlee@chosun.com

■히딩크측 주장-져도 강팀과 붙어야 실력향상 도움될 것
컨페드컵의 결과가 희망적인가 비관적인가를 따지는 논쟁이 끝나기가 무섭게 체코에서의 참패소식이 우리 축구의 향배를 어둡게 점치게 하고 있다.
그러나 히딩크가 대표팀 감독을 맡고 난 후 지난 컨페드컵 종료까지는 그가 우리 축구의 성격과 내용을 파악하는 제1단계였다.
지금부터 내년 1월 북중미 전지훈련까지의 시기는 히딩크 자신이 현재 65% 완성했다고 이야기하는 대표팀 구성의 최적형태를 모색하는 마무리단계가 될 것이다.
그 이후는 그야말로 베스트 멤버로 월드컵 직전까지 집중강화훈련에 전념하는 최종단계가 될 것이다.
체코전의 실패는 바로 이 2단계의 발단부터 대표팀을 비틀리게 하는 치명적인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히딩크의 구상에 따르면 앞으로도 우리보다 두세 수가 높은 유럽의 강호들과 정기적으로 대전하면서 대외적으로는 ‘당돌한 도전’을, 대내적으로는 ‘겸허한 학습’의 자세로 의도적인 실패(?)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히딩크는 심지어 앞으로의 모든 A매치에서 지더라도 월드컵 16강의 기틀을 만들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이와 같은 시행착오를 되풀이할 수도 있음을 비친 바 있다.
관중들의 입맛을 위해서라면 지금이라도 아시아·중동이나 중남미의 약체들과 ‘잠실 쇼’를 펼칠 수는 있으나, 그와 같은 순간적인 쾌감을 위해 ‘청량음료’를 들이키기보다는 괴롭지만 계속해서 쓴 ‘한약’을 복용하겠다는 것이 히딩크의 고달픈 원칙이기도 하다.
이번 원정을 통해 또 한번 세계축구의 잔인한 현실을 목도했다.
그렇다고 16강 진출이 요원해진 건 아니다.
축구보다는 럭비와 체스에 몰두했던 아르헨티나 출신 혁명가 체 게바라의 말을 상기하면서 다시 한번 전열을 가다듬자.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그러나 가슴 속에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조선일보] 2001-08-27 (오피니언/인물) 통계/설문조사 07면 45판 908자
여론조사 / 히딩크감독 지지도
축구대표팀의 히딩크 감독에 대한 우리 국민의 기대가 최근 들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리서치 전문기관인 엠비존이 지난 21일 국내 5개 이동통신을 이용하는 전국의 20세 이상 8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히딩크 감독의 선수지도나 축구전술 개발 등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잘하고 있다’(49%)와 ‘잘못하고 있다’(44%)가 비슷했다.
지난 5월 한국갤럽이 실시한 조사에서 히딩크 감독이 ‘잘하고 있다’(79%)가 ‘잘못하고 있다’(7%)를 압도적으로 앞섰던 것과 비교하면 3달만에 지지도가 30%포인트나 낮아졌다.
축구대표팀의 2002년 월드컵 16강 진출에 대한 기대도 많이 낮아졌다.
‘2002년 월드컵에서 축구대표팀의 예상 성적’을 묻는 질문에 지난 5월 조사에서는 ‘8강 이상’ 23%, ‘16강 진출’ 56% 등 대다수인 79%가 ‘16강 이상’의 성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8강 이상’ 6%, ‘16강 진출’ 45% 등 ‘16강 이상’을 기대한 응답자는 52%로 줄어들었다.
반면, ‘16강에 탈락할 것’이란 응답은 12%에서 43%로 크게 늘어났다.
한편, ‘한국에서 치러지는 월드컵 개회식에 일왕이 참석하는 것’에 대해서는 ‘참석하지 않는 편이 좋다’(40%)와 ‘참석하는 편이 좋다’(38%
)가 팽팽하게 맞섰다.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17%였으며, ‘모름·무응답’은 5%였다.
20대에서만 일왕이 월드컵 개회식에 참석하는 것에 대한 찬성이 반대보다 약간 높았고, 30대 이상에서는 모두 반대가 더 높았다.
지난 5월 조사에서는 일왕이 ‘참석하는 편이 좋다’(49%)가 ‘참석하지 않는 편이 좋다’(24%)를 크게 앞섰지만, 최근 일본 총리의 신사참배등에 따라 대일 감정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 2001-09-15 (스포츠) 기획.연재 25면 45판 1551자
내일 부산서 2차평가전 / 한국축구 틀은 언제 잡히나…
“공격이든 수비든 뭐 이거다 싶은 게 없다.심하게 이야기하면 되는 대로 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최순호 포항 감독)
“히딩크 감독의 전술을 선수들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이제는 한국 선수들이 소화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야 할 때다.”(조윤환 전 부천 감독)
한국축구가 13일 나이지리아의 2진급에도 쩔쩔매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1년도 안 남은 월드컵에 대한 걱정이 쏟아지고 있다.
이제는 대표팀 운용과 전술, 선수 기용 등 총체적으로 문제점을 점검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은 16일 오후 7시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나이지리아와 2차 평가전을 가진다.
한국은 황선홍과 최용수, 안효연이 J리그로 복귀해 국내파 위주로 베스트 11을 짜고, 나이지리아는 늦게 도착한 3명 가량이 합류할 예정이다.
◆한국축구, 색깔이 없다=투지와 스피드에만 의존하던 옛날로 돌아가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가장 우수한 선수들로 이뤄진 대표팀이라면 공격과 미드필드, 수비에서 나름대로 패턴이 있어야 한다.
일부 포지션에 주전들이 뛰지 못하더라도 팀을 끌고 가는 기본적인 골격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집트리그나 유럽 2부리그에서 뛰는 나이지리아 선수들의 한두 차례 몸 동작에 2~3명씩 뻥뻥 뚫리는 것은 예전에도 볼 수 없었던 퇴보다.
수비에서 미드필드, 공격으로 연결되는 과정에서 장점이라고 꼽을 만한 것이 없다.
최순호 포항 감독은 “경기에 지더라도 앞으로 좋아지겠구나 하는 희망적인 부분이 자꾸 나와야 한다.
답답하게도 최근 대표팀에선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테스트, 또 테스트=김상식의 중앙수비 기용, 최태욱의 오른쪽 윙백 기량 점검, 송종국의 수비형 미드필더 전환, 황선홍의 공격형 미드필더 변신….
“아직 선수를 테스트하는 단계”라는 히딩크 감독의 말을 십분 이해하더라도 나이지리아전의 전반 선수기용은 무리수가 많았다.
한국의 오른쪽 측면이 무방비 상태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두 골을 허용하고 김상식이 퇴장까지 당한 상황이 이를 입증한다.
젊은 선수(최태욱)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싶었다면 그 옆에는 노련한 선수를 배치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월드컵에서 뛸 만한 선수는 최대 30~40명에 불과한데도, 히딩크 감독이 평가전마다 실험을 거듭한다면 다양한 전술과 조직력은 언제 갖출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전력 극대화를 위하여=히딩크 감독은 나이지리아전이 끝난 후 “선수들이 이론적으로는 전술을 이해하는 것 같은데 체력과 스피드가 따라주지 못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유럽에서도 정상급의 선수들에게 어울릴 ‘히딩크 전술’을 한국 선수들이 소화하지 못한다는 말이 된다.
대표팀이 히딩크 감독 부임 후 전반에는 곧잘 하다가도 후반에 무너졌던 것은 체력 소모가 그만큼 많았기 때문이다.
한 선수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고 최전방 공격수부터 철저한 압박수비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그의 말은 한국축구가 지향해야 할 목표이지 현실적으로 당장 가능한 일은 아니다.
이제는 한국 선수들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모자라는 개인기를 조직력과 정확도 높은 패스로 극복할 수 있다.

[조선일보] 2002-02-01 (정치/해설) 칼럼.논단 05면 45판 1059자
[만물상]
월드컵 개막 D-120일인 어제 한국 축구 대표팀은 LA에서 열린 2002북중미골드컵대회 준결승에서 코스타리카에 1대3으로 패했다.
히딩크 감독을 영입한 지 1년이 됐건만 수비불안과 골 결정력 부족이란 고질은 여전했고 집중력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목표는 월드컵인 만큼 결과는 지켜볼 일이지만 실험만 거듭해온 히딩크의 지휘체계에 답답함을 떨칠 수 없다.

[조선일보] 2002-02-04 (스포츠) 기획.연재 33면 45판 1224자
북중미 골드컵 결산 / 한국축구 테스트만 하다 날샌다
*‘베스트 11’ 확정 조직력 극대화 시급
◆테스트는 이제 그만
이젠 가능성이 없는 선수는 퇴출시키고, 한 포지션이라도 제대로 맡을 선수를 확정해야 한다.
3-4-3이든, 3-4-1-2든 각 포메이션에 적합한 선수를 1명 또는 2명씩 선정, 반복 훈련을 통해 전술 능력을 높이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다.
◆히딩크 마음가짐도 새롭게
히딩크 감독은 대회 기간 중 여자 친구인 엘리자베스와 같은 호텔에 투숙하고 공식행사에 동행해 팀워크에 문제를 일으켰다.
이와 관련, 이용수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감독과 언쟁을 벌인 것도 선수와 한국 코칭스태프의 감정을 반영한 것이었다.
이참에 히딩크 감독은 ‘사생활’이라는 말로 자기의 생활방식을 고집할 게 아니라 한국 정서를 받아들여 선수들과 화합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조선일보] 2002-02-06 (스포츠) 뉴스 33면 45판 888자
히딩크 상반된 ‘깜짝쇼’ 트루시에
거스 히딩크(네덜란드)와 필립 트루시에(프랑스).
2002월드컵축구 공동 주최국인 한·일 대표팀 감독의 이색 행보가 화제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북중미 골드컵 직후 가진 이틀간의 휴식기간 동안 대표팀과 연락을 끊고 사라졌다.
골드컵 3·4위전이 끝난 2일(현지시각) 히딩크 감독은 “샌디에이고로 이동하는 5일 아침에 보자”며 팀 관계자들에게 통보한 뒤 연락이 닿지 않았다.
그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여자친구 엘리자베스와 함께 여행을 떠났을 것이라는 추측만 있다.
물론 휴식 기간중이었기 때문에 감독의 사생활에 시비를 걸 일은 아니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은 이미 골드컵 대회 기간 중에 여자친구를 대표팀 숙소에 머물게 하는가 하면 공식적인 자리에까지 동행해 구설수에 올랐었다.
다른 나라의 예를 보더라도 대표팀 감독이 부인이나 여자 친구와 대표팀 숙소에 함께 투숙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골드컵 대회에서 대표팀의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데다, 앞으로 우루과이와의 A매치 등 중요 경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히딩크의 ‘자유분방함’이 자칫 국민감정에 거슬리지 않을까 축구 관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조선일보] 2002-03-14 (스포츠) 뉴스 33면 45판 1115자
국가대표평가전 / 한국 축구 무기력한 90분
안정환과 홍명보가 가세했지만,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1월의 북중미 골드컵 때와 변함이 없었다.
상대가 약해 수비 허점은 크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미드필드에서 전방으로 연결되는 무의미한 패스와 단조로운 공격은 한국 축구의 한계를 그대로 보여줬다.
한국은 14일(한국시각) 튀니지의 수도 튀니스 엘만자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평가전에서 경기 내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0대0으로 비겼다.
FIFA 랭킹이 한국(41위)보다 위인 29위의 튀니지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히딩크 감독은 전반전에 3-4-1-2 포메이션을 선택, 안정환과 이동국을 투톱으로 내세우고 송종국을 플레이메이커로 활용했다.
홍명보는 중앙 수비로 나서 김태영, 최진철과 호흡을 맞췄다.
수비는 두 차례의 세트 플레이 상황에서 튀니지 선수들이 자유롭게 헤딩슛을 하도록 허용한 것을 빼곤 큰 실수는 없었다.
하지만 공격은 달랐다.
튀니지가 밀집 수비를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선수들은 중앙돌파만 고집했다.
이을용과 최성용을 활용한 좌우 측면 돌파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고, 플레이메이커 송종국도 눈에 띄지 않았다.

[조선일보] 2002-03-15 (스포츠) 기획.연재 34면 45판 1024자
Replay 리플레이 / 히딩크식 말바꾸기
“월드컵 때 최고의 컨디션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한국의 일부 언론은 경기 결과만 놓고 나에 대해 잘못된 여론을 조장한다.”(유럽전지훈련 시작 때)
“한국은 이제 이기는 법을 익힐 때가 됐다.”(튀니지전 직전)
“승부는 중요하지 않다.오늘 경기 내용에 아주 만족한다.”(튀니지전 직후)
튀니지전이 끝난 뒤 히딩크 감독을 인터뷰하기 위해 모여든 취재진들은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선수들이 찬스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분명히 2골 이상은 넣었어야 했다.” 이렇게 나올 줄 알았던 히딩크 감독이 너무도 태연하게 “우리가 조절한 경기였다”며 흡족해 했기 때문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실망스러운(frustrated) 경기가 아니었느냐”고 다시 물었지만, 그는 “우리가 그들을 압도했다(dominated them)”고 잘라 말했다.
그는 “안정환이 회복시간(recovery time)이 짧은 탓에 움직임이 느린 것으로 보였지만 그가 합류해서 행복하다”고 했고 “차두리와 이천수가 잘해줬다”고 치켜세웠다.
다른 선수들에 대해서도 대부분 좋았다고 했다.
“이번에도 역시 체력훈련의 여파로 선수들의 몸이 무거웠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우리가 튀니지 선수들보다 1m라도 먼저 공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체력훈련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과연 그럴까? 물론 튀니지의 베스트 멤버들이 총출동한 상황에서 한국이 비슷한 내용의 경기를 치렀다면 그의 주장도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이용수 기술위원장조차 “뭐라고 할 말이 없다”고 고개를 숙인 경기를 보고 히딩크 감독처럼 희망을 읽어낼 수 있는 한국 축구팬이 과연 몇이나 될까?
더욱 황당한 것은 말을 교묘하게 바꿔가며 “6월을 목표로 세운 계획에 맞춰 모든 것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히딩크의 태도다.물론 그의 말대로 우리에겐 월드컵 무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그렇다고 해도 최근 히딩크 감독의 ‘말 바꾸기’는 그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한국 축구가 필요로 하는 사람은 ‘언어의 마술사’가 아니라 능력있는 축구지도자다.